2009429162050156.png

leafytree talks -

 금융위기 그 자체의 위험성이 제법 노출되고, 이제 더 이상 놀랄 만한 뉴스가 되지 못하게 되어버리면서 주식 시장은 훈풍을 타고 있다. 재미있는 건, 아직 실물경제에서의 위기는 시작도 하지 않았음에도, 금융 시장에서는 마치 모든 사태가 해결된 것처럼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도 서민 경기와 금융시장의 흐름은 큰 갭을 벌리며 진행될 것이다.

 금융시장 혹은 각종 자본 시장이 먼저 움직이고, 실물경제로의 후폭풍은 후에 몰아친다는 것은 한 편으로 굉장히 마음 아픈 미래를 예상하게 하기도 한다. 코스피 지수가 1600 위에서 놀 때에 친구 따라 펀드에 쌈지돈을 넣었을 개인들은 지수 1000까지의 수직하락기동안 그 아픈 하락폭을 온 몸으로 맞아야 했다. 이후 정부 및 전 세계 선도세력들의 강한 경기 부양 의지에 의해 시장이 회복되며 수년 혹은 십수 년 내에 다시 오기 힘든 매수 타이밍이 도래했음에도, 경기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혹은 부동산과 펀드에 묶여 더 밀어 넣을 돈이 없는 상황 때문에 저점에서는 매수를 할 의지도 여력도 없었다.

 코스피 지수가 1200 즈음에 오면서 개인 투자자들 중 제법 큰 손이라 말할 수 있는 이들이 적극적인 매수가 시작되었다는 뉴스가 많이 눈에 띄는데, 이들이 매수한 타이밍이야말로 "발목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아라" 라는 주식 격언의 발목 즈음이 아니었나 싶다. 이들은 대부분 이런 경기 속에서도 공격적인 배팅을 할 수 있었던 것을 볼 때 여유 자금으로 마음 편히 매수에 가담한 이들로 보인다. 이들은 자신들이 만족할 만한 수익이 나기 전까지 급히 매도해야 할 이유도 없을 것이며, 느긋하게 수익을 즐기고 오랜 시간 뒤에 시장을 빠져나가게 될 듯하다. 같은 시기에 몸집이 작은 개인들은 코스피 1000 즈음에서 맛보았던 -50% 혹은 그 이상의 손실을 본 경험을 한 직후인지라 이제라도 손실이 약간 줄었으니 지금이라도 팔아야 한다라는 생각에 펀드 환매를 많이 했던 듯하다.

 외국인과 개인 큰손들의 시각이 틀리지 않았다면 - 실제로 그들의 판단이 틀렸던 적은 별로 없기도 하지만 - 국내 증시는 당분간 결과적으로는 상승 랠리를 지속하게 될 터인데, 슬픈 건 이 랠리에 동참할 수 있는 보통의 사람들은 거의 없으리라는 상황 판단에 있다. 아주 일반적인 서울의 한 가정을 그려 본다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아버지 : 50대
어머니 : 40~50대 전업주부
자녀 1 :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안 된 (5년 이내) 자녀
자녀 2 : 이제 막 대학을 졸업했거나 예정 정도


아버지는 최근 서브프라임의 여파로 일자리를 잃었을 가능성이 높다.
어머니는 당장 경제활동에 참여하기는 쉽지 않을 것
자녀 1은 졸업시기를 볼 때 학자금 대출을 끼고 있을 것 같지는 않으나, 취업이 용이하지는 않다.
자녀 2는 학자금 대출을 안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자산은 거주목적의 부동산을 갖고 있을 것. 관련 대출이 한 푼도 없다고 보기는 힘들다.
여윳돈은 펀드 등에 투자하였으나 현재는 순손실이 난 상태일 가능성이 큼
이 세대의 경우 부모 세대의 개인 연금 등에 대한 투자는 미비한 가정이 대부분
대신 보장성 보험 등은 조금 가지고 있다.
최근 대졸 초임은 다소 하락한 상태이고, 그나마도 취업 성공률은 높지도 않다.
자녀 1의 경우에는 취업시기를 놓쳤다면 만성 실업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
자녀 2의 경우에는 그보다는 취업 가능성이 높겠으나, 일단 학자금 대출부터 갚아야 한다.
여윳돈이 있다고 해도 자식들 결혼, 은퇴 문제 등을 고려할 때 투자할 수 없는 자금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아마 노인이 된 부모의 부모 세대는 계속 부양을 필요로 한다.





 너무 비관적이기는 하지만 저러한 상황 중 평균적으로 두어 가지가 해당된다고 보아도, 막막한 상황인 것은 사실이다.  쓸 돈은 부족한데, 들어올 곳은 줄고, 그나마 있는 돈은 묶여 있는 상태가 바로 위의 상황이다. 때문에 투자의 기회가 왔음에도 투자할 여력은 없다. 그래서 또 이렇게 보통의 사람들은 투자의 찬스를 놓치게 된다.

 최근 모 대기업에서는 구조조정을 빌미로 기존 직원을 대규모로 잘라 내자 마자 같은 인원만큼의 신입사원을 뽑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네들은 서브프라임을 빌미로 '우리도 힘들어요' 라고 신음을 내며 국민들의 세금으로 이루어진 정부의 많은 도움과 혜택들을, 친기업적 정권과 맞물려 그 어느 때보다도 든든하게 누리고 있다. 하지만 같은 시기에, 이러한 경제의 가장 큰 버팀목인 보통의 사람들은 내가 낸 세금으로부터 기인한 떡고물 하나도 받아 먹기가 쉽지 않으니, 마음이 아플 따름이다.  이렇게 부자는 더 부자가 되어 가고, 서민은 그들에 비해 더 가난해진다.






 어쨌거나, 올 한 해 동안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이어 갈 것이라고 믿고 있다. 강력한 유동성의 힘에 의한 것이기는 하지만, 심정적으로도 '승자가 적고 패자가 많은' 것이 이 바닥의 섭리인 이상, 다수의 개인이 패배를 맛본 지금은, 소수 승자의 방향으로 상승하는 것이라고 이해해도 무리가 없다.

 아무튼, 당연히 대세는 상승이라고는 하지만, 수많은 종목들 가운데에서도 몇 가지 이슈들을 놓고 종목을 선별해야 할 터인데, 현재 잘 지켜보아야 할 이슈들은 다음과 같다고 보고 있다.



- 유동성 문제로 홍역을 앓았던 기업의 경우 순조롭게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높다.
- 서민 개개인의 소득은 국내외를 불문하고 줄어드는 쪽에 가까우므로 소비경기가 급격히 회복될 수는 없다.
- IT, 제조업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은 확대되겠지만 시장의 전체 수요 자체는 줄어들 듯하다.
- 환율은 수출 기업들의 수익성을 보장하는 데에 큰 문제가 없는 선에서 유지될 듯하다.
- 국내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로 인해 중단기적인 수혜주들이 빛을 볼 듯하다.
- 철강, 태양광 테마의 경우에는 치열한 치킨게임의 시작이 예상된다.
- 조선, 중공업은 이미 피크를 찍은 듯하며, 해운의 경우 긴 터널을 이제부터 지나야 할 것이다.
- 건설의 경우 정책 수혜가 있겠지만, 현재도 털어내야 할 문제들이 많이 있으며, 수혜 후는 알 수가 없다.
- 바이오 테마의 경우 다음 번에 바이오 테마가 주목받게 되었을 때에는 모든 성과가 가시권 내에 있을 듯하다.



조금 덧붙여 설명하면,

 금호, 동양, 코오롱, STX 등 유동성 문제로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그룹군의 경우 일부는 구조조정을 거치게 되기도 하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건강한 모습으로 바뀔 수 있을 듯하다. 짧게 보아서는 낙폭이 가장 컸던 만큼, 급격한 상승세를 보여줄 수 있을 듯 하며, 널리 풀린 유동성으로 인해 크게 자금문제로 고생을 할 것이라 보지는 않는다.  마찬가지의 수혜는 금융주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지만, 거래 자체가 활발하지 않은 이상 당장은 증권주의 수익성을 높게 보고 싶지는 않다.

 자동차 등의 경우 환율로 인한 어드벤티지나 제품의 품질 개선, 경쟁사의 몰락 등으로 인해 분명히 세계 시장 점유율은 상승할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 소비 수요 자체가 갑자기 늘지는 않을 것이라 붐을 일으킬 정도는 아닐 듯하다. 천천히 세를 쌓아가며 기업의 수준을 높여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듯하다. (하긴, 그게 붐인가) IT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의 효과가 있을 테고, 치킨게임의 끝에서 국내 업체들이 승리의 축배를 들기는 하겠으나, 이미 1위인 상황에서 기업의 수준이 상향되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수익성의 회복은 예상할 수 있다.

 건설, 시멘트의 경우 정책수혜가 상당히 예상되지만 미분양 문제 등을 고려할 때 건설사의 수익성이 갑자기 좋아지기는 힘들어 보인다. 꾸준한 매출을 유지하며 천천히 산재한 문제들을 털어내는 정도가 될 듯하다. 시멘트의 경우는 그동안의 시간이 최악의 상황에 가까웠다고 본다. 시멘트값도 인상했으니..

 철강의 경우 일본, 중국과 치열한 싸움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지난 수 년간 치킨게임에 몰두하느라 고생했던 삼성전자 등의 전례를 볼 때, 이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는 주가의 레벨업은 요원한 일이 될 듯하다. 조선, 중공업의 경우에는 서브프라임 직전까지의 랠리가 10년 혹은 20년만에 오는 업계의 사이클을 탄 것으로 본다. 비슷한 상승이 있으려면 앞으로 10년 20년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테마의 경우는, 이 산업이 기본적으로 결과물이 나오기까지는 10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는 점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처음 기업이 바이오 산업에 뛰어들고 개발을 시작하는 순간, 투자자들은 과실을 기대하며 투자에 참여하지만 그들이 지쳐서 떠날 때가 되어서야 결과물이 나올까 말까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과거 바이오 테마가 한 차례 붐을 이루었을 때에 비해서는 제법 정리가 된 상황이고 번듯한 주체들이 참여했으니, 그들 중 살아남은 기업들은 다음 바이오 붐 때에는 그로부터 10년 전에 100배 1000배의 수익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상상했던 바로 그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을 듯하다.



 
세 줄 요약
=> 주식은 사야 할 때
=> 있는 사람만 더 부자가 될 것
=> 유동성 수혜, 환율수혜는 OK. 조선 철강은....